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이번에는 ㅍ편이 이어집니다. ㅍ편 중에서 몇 가지 우리말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판들다는 가지고 있던 재산을 다 써서 없애 버린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비슷한 말로 ‘거덜 내다’ 또는 ‘거덜 나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사전에는 ‘거덜’만 등재되어 있습니다. 거덜의 뜻은 재산이나 살림 같은 것이 여지없이 허물어지거나 없어지는 것입니다. 거덜은 조선 시대 궁중의 가마나 말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아인 사복시(司僕寺)에서 말을 돌보고 관리하는 일을 맡아 하던 종, ‘거덜’(한자로는 거달(巨達)이라고 표기)에서 유래합니다. 판들다와 비슷한 말로, 방나다(집안의 재물이 모두 다 없어지다), 얼레살풀다(연을 날릴 때 얼레를 돌려 실을 풀어내듯이 재물을 없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