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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 ㅍ편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이번에는 ㅍ편이 이어집니다. ㅍ편 중에서 몇 가지 우리말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 판들다는 가지고 있던 재산을 다 써서 없애 버린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비슷한 말로 ‘거덜 내다’ 또는 ‘거덜 나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사전에는 ‘거덜’만 등재되어 있습니다. 거덜의 뜻은 재산이나 살림 같은 것이 여지없이 허물어지거나 없어지는 것입니다. 거덜은 조선 시대 궁중의 가마나 말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아인 사복시(司僕寺)에서 말을 돌보고 관리하는 일을 맡아 하던 종, ‘거덜’(한자로는 거달(巨達)이라고 표기)에서 유래합니다. 판들다와 비슷한 말로, 방나다(집안의 재물이 모두 다 없어지다), 얼레살풀다(연을 날릴 때 얼레를 돌려 실을 풀어내듯이 재물을 없애..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 ㅌ편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이번에는 ㅌ편이 이어집니다. ㅌ편 중에서 몇 가지 우리말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 타래​는 사리어 뭉쳐 놓은 실이나 노끈 따위의 뭉치를 의미합니다. 주로 ‘실타래’와 같이 사용됩니다. 타분하다는 입맛이 개운하지 않다, 음식의 맛이나 냄새가 신선하지 못하다, 날씨나 기분 따위가 시원하지 못하고 답답하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재미가 없어 지루하고 답답하다는 뜻의 '따분하다'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타분하다에서 생겨난 말로 고리타분하다가 있습니다. 고리타분하다는 냄새가 신선하지 못하고 역겹게 고리다, 하는 짓이나 성미, 분위기 따위가 새롭지 못하고 답답하다의 의미입니다. 참고로 '고리다'는 썩은 풀이나 썩은 달걀 따위에서 나는 냄새와 같다, 마음씨나 하는 짓이 아..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 ㅋ편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이번에는 ㅋ편이 이어집니다. ㅋ편 중에서 몇 가지 우리말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코빼기는 코를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코빼기도 내밀지 않았다, 코빼기도 못 보았다와 같이 사용됩니다. 코배기는 코가 유난히 큰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로, 주로 서양 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특히 서양 사람을 놀림조로 얘기하는 말로 '코쟁이'가 있음). 콧배기는 아예 없는 말입니다. 따라서 코빼기를 코배기나 콧배기로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참고로 우리말에 '빼기'와 '배기'가 들어가는 말들이 있는데, 가끔 헷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빼기'는 접미사로 그런 특성이 있는 사람이나 물건’의 뜻을 더하는 용도(곱빼기, 얼룩빼기, 악착빼기)와 ‘비하’의 뜻을 나타내는 용도(코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