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 ㅎ편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이번에는 ㅎ편이 이어집니다. ㅎ편 중에서 몇 가지 우리말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하늬바람은 서쪽에서 부는 바람으로 주로 농촌이나 어촌에서 이르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바람 이름에는 뱃사람들과 관련된 것이 많습니다. 뱃사람들에게는 바람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겠죠. 뱃사람들이 부르는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동풍을 의미하는 샛바람(동을 의미하는 새), 남풍을 의미하는 마파람(남을 의미하는 마), 서풍을 의미하는 갈바람(가을바람의 의미도 있음), 북풍을 의미하는 된바람 또는 덴바람이 있습니다. 반면 육지에서 유래한 말로는 서풍을 뜻하는 하늬바람, 북동풍을 의미하는 높새바람이 있습니다. 방향을 이르는 이름 순서로 하면 일반적으로 동풍은 샛바람, 서풍은 하늬바람, 남풍은 마파..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 ㅍ편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이번에는 ㅍ편이 이어집니다. ㅍ편 중에서 몇 가지 우리말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 판들다는 가지고 있던 재산을 다 써서 없애 버린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비슷한 말로 ‘거덜 내다’ 또는 ‘거덜 나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사전에는 ‘거덜’만 등재되어 있습니다. 거덜의 뜻은 재산이나 살림 같은 것이 여지없이 허물어지거나 없어지는 것입니다. 거덜은 조선 시대 궁중의 가마나 말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아인 사복시(司僕寺)에서 말을 돌보고 관리하는 일을 맡아 하던 종, ‘거덜’(한자로는 거달(巨達)이라고 표기)에서 유래합니다. 판들다와 비슷한 말로, 방나다(집안의 재물이 모두 다 없어지다), 얼레살풀다(연을 날릴 때 얼레를 돌려 실을 풀어내듯이 재물을 없애..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 ㅌ편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이번에는 ㅌ편이 이어집니다. ㅌ편 중에서 몇 가지 우리말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 타래​는 사리어 뭉쳐 놓은 실이나 노끈 따위의 뭉치를 의미합니다. 주로 ‘실타래’와 같이 사용됩니다. 타분하다는 입맛이 개운하지 않다, 음식의 맛이나 냄새가 신선하지 못하다, 날씨나 기분 따위가 시원하지 못하고 답답하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재미가 없어 지루하고 답답하다는 뜻의 '따분하다'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타분하다에서 생겨난 말로 고리타분하다가 있습니다. 고리타분하다는 냄새가 신선하지 못하고 역겹게 고리다, 하는 짓이나 성미, 분위기 따위가 새롭지 못하고 답답하다의 의미입니다. 참고로 '고리다'는 썩은 풀이나 썩은 달걀 따위에서 나는 냄새와 같다, 마음씨나 하는 짓이 아..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 ㅋ편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이번에는 ㅋ편이 이어집니다. ㅋ편 중에서 몇 가지 우리말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코빼기는 코를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코빼기도 내밀지 않았다, 코빼기도 못 보았다와 같이 사용됩니다. 코배기는 코가 유난히 큰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로, 주로 서양 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특히 서양 사람을 놀림조로 얘기하는 말로 '코쟁이'가 있음). 콧배기는 아예 없는 말입니다. 따라서 코빼기를 코배기나 콧배기로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참고로 우리말에 '빼기'와 '배기'가 들어가는 말들이 있는데, 가끔 헷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빼기'는 접미사로 그런 특성이 있는 사람이나 물건’의 뜻을 더하는 용도(곱빼기, 얼룩빼기, 악착빼기)와 ‘비하’의 뜻을 나타내는 용도(코빼기, ..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 ㅊ편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이번에는 ㅊ편이 이어집니다. ㅊ편 중에서 몇 가지 우리말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차렵은 옷이나 이불 따위에 솜을 얇게 두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보통 차렵이불​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요, 솜을 얇게 두어 지은 이불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 외에도 차렵것(솜을 얇게 두어 지은 옷), 차렵두루마기, 차렵저고리, 차렵바지 등의 말이 있습니다. 차반은 예물로 가져가거나 들어오는 좋은 음식, 맛있게 잘 차린 음식을 뜻하는 말입니다. 개차반이라는 말은 개가 먹는 음식인 똥이라는 뜻으로, 언행이 몹시 더러운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차반의 본딧말은 한자어 다반(茶飯)입니다. 참고로 다반사(茶飯事)는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이라는 뜻으로, 보통 있는 예사로운 일을 이르..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 ㅈ편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이번에는 ㅈ편이 이어집니다. ㅈ편 중에서 몇 가지 우리말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자국눈은 겨우 발자국이 날 만큼 적게 내린 눈을 뜻하는 말입니다. 한자로는 박설(薄雪)이라고도 하는데, 우리말 자국눈이 훨씬 좋네요. 그럼 아주 적게 내린 비는 자국비일까요? 아니죠~ 그런 말은 없습니다. 순우리말 '먼지잼'이 있습니다. 이 말은 비가 겨우 먼지나 날리지 않을 정도로 조금 오는 것을 말합니다. 눈은 발자국, 비는 먼지와 연결하여 표현하는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자드락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을 뜻하는 말입니다. 자드락길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자드락에 난 좁은 길입니다. 자드락과 비슷한 말로 산자락이 있는데요, 밋밋하게 비탈져 나간 산의 밑부분을 뜻하는 말입니다. ..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 ㅇ편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이번에는 ㅇ편이 이어집니다. ㅇ편 중에서 몇 가지 우리말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아귀는 사물의 갈라진 부분, 두루마기나 속곳의 옆을 터 놓은 구멍, 씨앗이나 줄기에 싹이 트는 곳의 의미가 있습니다. '아구가 맞다'가 아니고 '아귀가 맞다'가 맞는 말입니다. 우리가 손아귀라고 말하는 것은 엄지손가락과 다른 네 손가락과의 사이(갈라진 부분)라는 의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구탕, 아구찜이라고 잘못 사용하는 그 아구의 뜻도 있습니다. 아스라이는 보기에 아슬아슬할 만큼 높거나 까마득할 정도로 멀게, 기억이 분명하게 나지 않고 가물가물하게, 먼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분명하지 아니하고 희미하게의 의미가 있습니다. 거리, 기억, 소리 등이 분명하지 않고 가물가물할 때 다양한..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 ㅅ편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이번에는 ㅅ편이 이어집니다. ㅅ편 중에서 몇 가지 우리말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사갈은 우리가 등산할 때 사용하는 독일어 아이젠(Eisen)과 유사한 순우리말입니다. 산을 오를 때나 눈길을 걸을 때, 미끄러지지 아니하도록 굽에 못을 박은 나막신, 또는 눈이나 얼음 위에서 미끄러지지 아니하도록 신 바닥에 대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이번 겨울 산행에 사갈 사갈까”와 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갈의 눈내리는 마을?? 사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사달​은 사고나 탈을 의미합니다. ‘결국 이런 사단이 났다’와 같이 사달이 들어갈 자리에 사단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사단(事端)은 사건의 단서나 일의 실마리를 의미합니다. 사리는 국수, 새끼, 실 따위를 동그랗..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 ㅂ편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이번에는 ㅂ편이 이어집니다. ㅂ편 중에서 몇 가지 우리말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바냐위다는 성질이 얄미울 정도로 약삭빠르고 아주 인색하다는 의미입니다. 바람꽃은 큰 바람이 일어나려고 할 때 먼 산에 구름같이 끼는 뽀얀 기운을 말합니다. 바람꽃은 또한 미나리아재빗과에 속하는 야생화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노래 제목과 그룹 이름으로도 유명합니다. 바람만바람만은 바라보일 만한 정도로 뒤에 멀리 떨어져 따라가는 모양을 의미하며, 노래 제목으로도 유명합니다. 바람머리는 바람만 쏘이면 머리가 아픈 병이라는 뜻입니다. 머리 스타일을 말할 때는 한 단어가 아니므로 바람 머리라고 씁니다. ~바리는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용도의 접미어입니다. 감바리, 군바리, 꼼바리, 데퉁바리, 뒤듬..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 ㅁ편

가짜 순우리말을 걸러 낸 진짜 순우리말, 이번에는 ㅁ편이 이어집니다. ㅁ편 중에서 몇 가지 우리말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마닐마닐하다는 음식이 씹어 먹기에 알맞도록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 마닐마닐이 부드럽고 말랑말랑해 보이네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할 때 마뜩잖다라고 표현하는데요, 마뜩하다는 제법 마음에 들 만하다의 의미입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칠칠맞지 못하다라는 말 때문에 칠칠맞다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처럼, 마뜩하다라는 말도 부정적인 의미로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마루는 등성이를 이루는 지붕이나 산 따위의 꼭대기, 파도가 일 때 치솟은 물결의 꼭대기, 일이 한창인 고비, 어떤 사물의 첫째 또는 어떤 일의 기준을 의미하는 말입니다...